헬스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 보면 같은 운동이라도 동작을 얼마나 깊게 수행하는지에 따라 근육에 느껴지는 자극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쿼트를 할 때 무릎과 고관절을 굽히는 정도에 따라 운동의 난이도가 달라지고, 덤벨 컬을 수행할 때도 팔꿈치를 어느 정도까지 펴는지에 따라 운동 감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근육이 길게 늘어난 상태에서 운동하면 실제로 근육이 더 잘 성장하는 것일까요?
이 질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근육의 길이–장력 관계(Length–Tension Relationship)**와 **관절 가동범위(Range of Motion, ROM)**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근육 성장의 원리를 이해할 때 단순히 얼마나 무거운 중량을 들어 올렸는지만 생각하는 것보다, 운동 중 근육이 어떤 길이에서 힘을 발생시키는지도 중요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근육 길이에 따른 장력 변화, 관절 가동범위가 근비대에 미치는 영향, 전체 가동범위와 부분 반복 운동의 차이를 운동생리학적 관점에서 알아보겠습니다.
1. 근육의 길이–장력 관계란 무엇인가?
근육의 길이–장력 관계는 근육이 특정 길이에 있을 때 발생시킬 수 있는 장력이 달라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골격근은 수축을 통해 힘을 발생시키지만, 모든 근육 길이에서 동일한 크기의 힘을 발생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근육이 지나치게 짧아지거나 길어지면 근육 내부의 구조적 조건이 변화하면서 능동적으로 발생시킬 수 있는 장력에도 차이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근육의 기본적인 수축 원리와 관련됩니다.
1966년 Gordon, Huxley, Julian의 연구에서는 근절의 길이에 따라 발생하는 능동 장력이 달라진다는 사실이 실험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다만 해당 연구는 분리된 개구리 근섬유를 대상으로 수행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실험에서 관찰된 근절 길이와 장력의 관계를 실제 사람이 수행하는 모든 웨이트 트레이닝 동작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 운동에서는 근육과 힘줄의 특성, 관절의 위치, 운동 속도, 외부 저항의 방향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작용합니다.
2. 근절(Sarcomere)은 근육의 힘 생성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근절은 골격근 내부에서 수축 기능을 담당하는 기본적인 구조 단위입니다.
근절에는 액틴(Actin)과 미오신(Myosin)이라는 단백질 필라멘트가 존재합니다.
근육이 활성화되면 액틴과 미오신 사이에서 교차결합이 형성되고, 이 과정이 근육의 힘 생성에 기여합니다.
근절의 길이가 달라지면 액틴과 미오신이 서로 겹치는 정도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근육이 능동적으로 발생시키는 장력에 영향을 줍니다.
근절이 지나치게 짧아지거나 길어지는 경우에는 교차결합을 통한 힘 생성에 불리한 조건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근육은 모든 길이에서 동일한 능동 장력을 발생시키지 않습니다.
다만 실제 인체의 근육은 수많은 근섬유와 근절로 구성되어 있으며, 근육 내부의 모든 근절이 항상 동일한 길이로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이 때문에 단일 근절에서 관찰된 장력 관계와 전체 근육의 힘 생성 능력은 구분해서 이해해야 합니다.
3. 능동 장력과 수동 장력은 어떻게 다를까?
근육에서 발생하는 장력을 이해할 때는 능동 장력과 수동 장력을 구분해야 합니다.
**능동 장력(Active Tension)**은 근육이 활성화되어 액틴과 미오신의 상호작용을 통해 발생시키는 장력입니다.
반면 **수동 장력(Passive Tension)**은 근육이 늘어날 때 근육과 관련된 탄성 구조가 신장에 저항하면서 발생하는 장력입니다.
근육 내부의 티틴(Titin)과 결합조직 등은 수동적인 장력 특성에 관여합니다.
근육이 길어지는 과정에서는 능동 장력과 수동 장력의 기여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근육이 늘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능동 장력이 무조건 증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근육의 길이가 특정 범위를 벗어나면 능동적으로 발생시킬 수 있는 장력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근육이 늘어난 상태에서 운동할 때 느껴지는 강한 자극을 능동 장력 증가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4. 관절 가동범위(ROM)는 근육 길이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관절 가동범위는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 또는 운동 중 실제로 사용한 움직임의 범위를 의미합니다.
웨이트 트레이닝에서는 같은 운동이라도 관절을 어느 정도 움직이는지에 따라 근육이 경험하는 길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쿼트에서 무릎과 고관절의 굴곡 정도가 달라지면 하체 근육의 길이와 역학적 조건도 변화합니다.
하지만 관절이 더 많이 움직인다고 해서 모든 근육이 동일한 비율로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두 개 이상의 관절을 지나는 근육은 여러 관절의 위치에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특정 운동에서 관절 가동범위가 증가했다고 해서 목표 근육이 반드시 더 길어진 상태에서 큰 장력을 받는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근육 길이를 이해할 때는 관절의 움직임뿐 아니라 해당 근육의 해부학적 위치와 기능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5. 전체 가동범위 운동과 부분 가동범위 운동의 차이
저항성 운동은 동작을 수행하는 범위에 따라 전체 가동범위 운동과 부분 가동범위 운동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전체 가동범위(Full ROM) 운동은 해당 운동에서 설정한 움직임의 전체 범위를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부분 가동범위(Partial ROM) 운동은 움직임의 일부 구간만 반복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부분 반복 운동이 모두 동일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부분 반복은 근육이 상대적으로 길어진 구간에서 수행할 수도 있고, 짧아진 구간에서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부분 반복 운동의 효과를 평가할 때는 단순히 움직임의 범위가 짧다는 사실보다 어느 구간에서 운동했는지가 중요합니다.
Kassiano 등(2023)의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일부 근육에서 상대적으로 긴 근육 길이를 사용하는 운동이 근비대에 유리할 가능성이 제시되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근육과 모든 운동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타난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결과는 운동 가동범위와 근육 길이의 관계가 근육별로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6. 근육이 늘어난 상태에서 운동하면 근비대에 더 유리할까?
최근 저항성 운동 연구에서는 근육이 상대적으로 길어진 상태에서 발생하는 자극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근육이 길어진 구간을 활용한 저항성 운동이 특정 근육의 성장에 유리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운동 방식은 흔히 장근장 훈련(Long Muscle Length Training)이라고 설명됩니다.
하지만 근육이 늘어난 상태에서 운동하는 것이 언제나 더 큰 근비대를 유발한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Wolf 등(2023)의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에서는 전체 가동범위 또는 긴 가동범위를 활용하는 운동이 여러 운동 적응에 유리할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관찰된 차이는 대체로 작았으며, 긴 근육 길이에서 수행하는 부분 반복 운동의 우월성 역시 확정적인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장근장 훈련은 근비대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볼 수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가장 효과적인 운동 방식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7. 최신 연구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타났을까?
근육 길이와 근비대의 관계는 계속 연구되고 있는 주제입니다.
2025년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에서는 운동 중 평균 근육 길이가 근육의 부위별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습니다.
연구에서는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수행된 12개 연구를 검토했습니다.
분석 결과, 상대적으로 긴 근육 길이에서 수행하는 운동과 짧은 근육 길이에서 수행하는 운동 사이의 근비대 차이는 전반적으로 매우 작았습니다.
일부 근육 부위에서는 긴 근육 길이의 운동이 유리한 경향이 관찰되었지만, 결과를 해석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연구에 포함된 조건 사이에서 평균 근육 길이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저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보면 특정 운동 방식이 무조건 우수하다고 판단하기보다, 근육의 종류와 운동 조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8. 근육 길이가 길어지면 기계적 장력도 무조건 증가할까?
근비대의 원리를 설명할 때 기계적 장력(Mechanical Tension)은 중요한 개념입니다.
그러나 근육이 길어진 상태와 높은 기계적 장력이 발생하는 상태를 항상 동일하게 취급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 운동에서 근육에 작용하는 장력은 근육의 길이뿐 아니라 근육 활성 수준, 외부 부하, 관절의 역학적 조건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습니다.
또한 근육이 늘어난 상태에서는 수동적인 장력의 기여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곧바로 더 큰 근비대로 연결되는지는 운동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근육을 최대한 늘리는 것만으로 근비대 자극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근육의 길이와 장력은 서로 관련되어 있지만, 근육 성장은 장기간 반복되는 운동 자극과 생리학적 적응의 결과로 이해해야 합니다.
9. 관절 가동범위가 넓을수록 무조건 좋은 운동일까?
전체 가동범위 운동은 다양한 관절 위치에서 힘을 발생시키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2021년 Pallarés 등의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에서는 전체 가동범위 운동이 부분 가동범위 운동보다 근력과 일부 하체 근비대 지표에서 유리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가 모든 운동에서 최대한 깊은 움직임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사람마다 관절의 움직임과 운동 수행 능력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운동의 종류에 따라 적절한 가동범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통증이 발생하거나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구간까지 무리하게 움직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 운동에서는 가능한 한 넓은 가동범위를 사용하는 것보다 통증 없이 안정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가동범위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10. 저항성 운동은 관절 가동범위 자체를 개선할 수 있을까?
저항성 운동은 근력과 근육량의 증가뿐 아니라 관절 가동범위의 변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Alizadeh 등(2023)의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에서는 저항성 운동이 관절 가동범위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저항성 운동과 스트레칭 운동의 효과도 비교했습니다.
분석 결과, 저항성 운동은 관절 가동범위 개선에 유의한 효과를 보였으며, 저항성 운동과 스트레칭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결과가 모든 사람에게 스트레칭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개인의 목표와 운동 종류, 관절 상태에 따라 별도의 유연성 운동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저항성 운동이 단순히 근육의 크기를 증가시키는 활동이 아니라 관절의 움직임과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11. 실제 웨이트 트레이닝에서는 어떻게 적용할까?
근육 길이와 장력의 관계를 이해했다고 해서 모든 운동을 동일한 방식으로 수행할 필요는 없습니다.
운동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는 목표 근육의 기능, 운동 동작의 특성, 현재의 가동범위 및 운동 경험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스쿼트에서는 자신이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범위에서 무릎과 고관절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덤벨 컬에서도 단순히 팔꿈치를 최대한 펴는 것보다 운동 중 근육의 긴장을 조절하고 동작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정 근육을 상대적으로 긴 길이에서 훈련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지만, 해당 방식이 기존의 전체 가동범위 운동을 반드시 대체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운동 중량이 증가하더라도 가동범위가 크게 줄어든다면 이전과 동일한 운동 조건에서 근력이 향상되었다고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운동 기록을 비교할 때는 중량과 반복 횟수뿐 아니라 가동범위와 동작 수행 방식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12. 결론: 근육 길이와 장력은 근비대를 이해하는 중요한 요소다
골격근은 길이에 따라 발생시킬 수 있는 장력이 달라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길이–장력 관계는 근절 내부의 액틴과 미오신 상호작용, 근육의 수동적인 탄성 특성 등과 관련됩니다.
저항성 운동에서는 관절 가동범위에 따라 근육이 경험하는 길이가 달라질 수 있으며, 이러한 차이는 운동 자극과 근비대 적응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상대적으로 긴 근육 길이에서 수행하는 운동이 특정 근육의 성장에 유리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메타분석에서는 긴 근육 길이와 짧은 근육 길이에서 수행하는 운동 사이의 차이가 전반적으로 작다는 결과도 보고되었습니다.
따라서 근육이 늘어난 상태에서 운동하는 것이 모든 근육과 모든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이러한 내용을 종합하면 근비대를 위한 운동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근육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아니라, 근육의 길이와 장력의 관계를 이해하고 개인의 신체 조건에 맞는 운동 범위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근육 길이와 관절 가동범위는 근비대 자극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특정 가동범위 하나만으로 근육 성장의 결과가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장기적인 근육 성장을 위해서는 운동의 종류와 가동범위, 외부 부하 및 지속적인 훈련 적응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참고문헌
1. Gordon, A. M., Huxley, A. F., & Julian, F. J. (1966).
The variation in isometric tension with sarcomere length in vertebrate muscle fib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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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doi.org/10.1113/jphysiol.1966.sp007909
2. Kassiano, W., et al. (2023).
Which ROMs Lead to Rome? A Systematic Review of the Effects of Range of Motion on Muscle Hypertrophy.
Journal of Strength and Conditioning Research, 37(5), 1135–1144.
https://doi.org/10.1519/JSC.0000000000004415
3. Wolf, M., Androulakis-Korakakis, P., Fisher, J., Schoenfeld, B., & Steele, J. (2023).
Partial Vs Full Range of Motion Resistance Training: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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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doi.org/10.47206/ijsc.v3i1.182
4. Pallarés, J. G., et al. (2021).
Effects of range of motion on resistance training adaptation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Scandinavian Journal of Medicine & Science in Sports, 31(10), 1866–1881.
https://doi.org/10.1111/sms.14006
5. Alizadeh, S., et al. (2023).
Resistance Training Induces Improvements in Range of Motion: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Sports Medicine, 53, 707–722.
6. 근육 길이와 부위별 근비대에 관한 2025년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
학술지에 공개된 연구 초록을 통해 주요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본 게시물은 운동생리학 관련 학술적 사실을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기 위한 교육 목적의 콘텐츠입니다. 개인의 관절 질환이나 근육 손상에 대한 진단 및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